우리의 일상

터줏가리 140121

배남골 2014. 1. 21. 11:24

터줏가리(터줏막) 

 

'터주까리'(터줏막)는 주민들 스스로 만든다. 터주까리는 1개나 2개인데, 이는 행위자가 터주를 한 주체로 보는가, 부부로 보는가의 생각여하에 달려있다.
고사를 지낼때는 새끼줄로 허리끈을 만들어 터주까리에 묶고, 그 사이에 사고지를 걸어 놓은 다음 제물을 놓는다. 사고지를 걸어놓는 것은 신체에 옷을 입힌다는 의미로, 행위자는 그런 관념을 상징행위로서 구상화하는 것이다.
즉 행위자는 터주라는 추상적 관념의 신을 터주까리라는 구상화된 상징물에 변형을 가함으로서 마치 구체적인 실체인양 다루고 있는 것이다.

터줏가리는 일반적으로 서너 되들이의 옹기나 질그릇 단지에 벼를 담고 뚜껑을 덮은 다음 그 위에 원추형 모양의 짚을 틀어 엮어 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더러 터주단지 안에토지지신(土地之神)’이라고 쓴 위패 또는 지위를 꽂아 놓거나 겉에 붙여 놓기도 한다. 보통 뒤뜰 장독대 한쪽에 놓여 있다.

 

터주항아리 안에는 벼가 들어 있으며 매년 가을 수확 이후 햇벼로 갈아 넣는다.

묵은 벼는 가을떡을 쪄서 터주고사에 올린다.

고사떡과 정화수를 진설하고 배례하는 형태이다.

이때 묵은 터줏가리는 불태우고 터줏가리를 새로 엮는다. 터줏가리를 새로 엮는 것을상투 튼다고 한다.

 

안성시 서운면 신촌리에 있는 한 터줏가리의 높이는 74, 지름은 75㎝이다. 터주항아리의 높이는 28, 지름은 23㎝이다.

터주항아리 안에는 100, 50, 10원 짜리 동전이 들어 있다. 원래 처음 수확한 햇벼를 넣어야 하지만 농사를 짓지 않아 동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터줏가리를 언제부터 제작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19601970년대에는 집을 짓기에 앞서 개토제(開土祭)를 올렸고, 다 지은 뒤에는 집안의 안녕을 위하여 뒤뜰 장독대 한쪽에 터줏가리를 모셨다.

오늘날까지 터줏가리를 모시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시어머니가 섬기던 터줏가리를 며느리가 이어받은 것이다.

 

터줏가리는 형태나 의례가 지역마다 거의 동일하다.

다만 터줏가리의 여러 이칭을 확인할 수 있고, 의례의 주체가 상이함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지역의 경우 항아리에 쌀을 넣고 원뿔형으로 짚을 엮어 만든 터줏가리를 씌워 놓는다. 터줏가리에 한지를 꼬아 끼워 넣기도 한다.

 

정월대보름과 시월상달에 정화수와 떡을 진설하고 집안의 무사평안을 기원한다.

별식을 준비하면 터줏가리 앞에 가장 먼저 음식을 바친다.

부정기적이지만 만신을 불러 발원하기도 한다.

광명지역의 경우 터줏가리 옆에업양가리를 함께 모신다.

터줏가리나 업양가리나 벼를 넣어둔 항아리에 짚주저리를 씌워 놓은 형태이다.

장독대 옆에 터줏가리와 업양가리가 나란히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마을에 선조부터 대대로 이어져 오는 마을 어른께서 매년이면 정성을 다해 틀어놓는 요즘 아주 보기힘든 터줏가리가 그 댁의 뒤곁에 자리 잡고있다

 

 

 

 

이 집 뒷켠에 는 틀어놓은 터줏가리가 있다

 

매년 터줏가리에 온 정성을 담아 무사평온을 기리시는 마을어른

 

집안에는 이런 멋진 고목 향나무도 있다